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11일

책이야기 2018/10/11 11:40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11일

아직도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민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시민의 시대'를 두려워하는 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변화와 흐름은 돌이킬 수 없어 보입니다. 작고 소소한 곳까지 개인의 행복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다름이 당당해지고 소박한 가치가 공존하는 '시민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시대정신으로 철학자 김진영은 '시민적 비판 정신'을 꼽았습니다. "베란다에서 먼 곳을 바라보며 피아노 소리를 듣는' 그의 사랑스러운 아침이 길게 이어질 수 있었으면 했지만 이제 그 아침을 맞이해야 하는 건 우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한겨레

미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철학아카데미 대표였던 김진영의 첫 산문집이자 유고집이 되었습니다. 그는 "시민적 비판 정신의 부재가 이 시대의 모든 부당한 권력들을 횡행케 하는 근본 원인"이라 생각고 <한겨레> 등에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작가 은유의 말처럼 그의 문장은 마치 아름다운 음악을 듣다가 쉽게 멈출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육화된 교양, 깊은 직관, 풍성한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아름다운 악보와 같습니다. 유고집이 되고만 이 책은 그의 삶을 압축한 아포리즘입니다.

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10일

책이야기 2018/10/10 09:10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10일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김은미/ 꼼지락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럼 어떻게 살았어야 하는데?" 위태롭고 날 선 질문에서 마음 다친 이들의 힘겨움을 만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에서 위로받고 싶은 페이지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심리코칭 전문가이자 마음성장학교 대표인 저자가 내민 처방은 그림책이었습니다. 그가 내민 그림책엔 외로움을 견디며 울고 있는 나,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이라 자책하는 나, 차라리 사라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나, 이렇게 수많은 그림책에서 봉인해두었던 지난날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동시에 만나게 됩니다. 어느 갈피에서 '아 그랬구나'라는 통찰을 만나면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정말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세상 모두가 그림책을 읽자고 해봅니다. 마음 머무는 페이지를 만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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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5일

책이야기 2018/10/05 09:53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5일

제목만으로도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이 보이네요. 하지만 현실은 또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참으로 어쩌지 못하는 것이 삶인가 봅니다. 지금 우리는 <슬픔을 건너가는 중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사는 법>을 배우고 <이제 좀-----느긋하게 지내볼까 합니다>의 태도로 삶을 대해야 슬픔을 극복할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놀이는 동물과 인간을 구분 짓는 본성에 속하는 것이라는데 <잘 노는 애 안 노는 애 못 노는 애>를 보고 놀이로부터 엉클러진 관계 회복의 기회를 찾아야 할까요? 하늘이 무겁습니다. 태풍 탓만은 아니겠지요. 곧 가벼워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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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4일

책이야기 2018/10/05 09:51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4일

제가 소개하는 책이 가끔은 괜히 '무겁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맑고 가벼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매일의 신간을 정리해두고 일주일 정도 머물게 한 신간 책장을 뒤적이면서 '가볍게,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고양이 두 마리를 떠맡게 되면서 강아지 집사에 이어 고양이 집사 노릇도 해야 해서 <고양이 언어도 통역이 되나용?>이 눈에 들었습니다. 예순을 넘어서야 고향을 둘러보고 온전한 화성 일주를 통해 촘촘한 기록물을 펴낸 소설가 김남일의 책은 오늘 같은 하늘빛에 꼭 어울리는 책이겠다 싶습니다.

<고양이 언어도 통역이 되나옹?>고양이말연구회/ 이마이즈미 다다아키/반니

앞발을 핥아 적신 다음, 그 앞발을 문질러 바르는 것을 자주 봅니다. 털을 고르는 일이지만 습기가 많으면 수염의 힘이 없어져서 센서 감도가 무뎌지기 때문에 센서 감도를 유지하는 일이기도 하답니다. 그러니 '고양이가 세수를 하면 비가 내린다'는 말이 헛말은 아니네요. 그 밖에도 고양이들이 행동을 통해 말해주는 냥이의 언어를 전하는 책입니당.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 김남일/ 난다

"수원 화성 일주에 원칙 같은 건 없다."고 말합니다. "아무 데서나 시작해도 좋고, 어디서 끝마쳐도 상관없다."고 조언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일주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그리고 완주에 대한 욕심을 거두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그의 기록을 들고 수원 화성 어디쯤에서 맑고 고운 하늘 한 번 올려봐도 좋겠다 싶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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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 2018년 10월 2일

책이야기 2018/10/02 15:00   by 글터

소설가 오정희는 이번 책 서문에 "생명은 유한해도 이야기는 끝이 없다."라고 적었습니다. 지난 일을 기억하고, 현재화 하며, 또 내일의 세대에게 전하는 인간의 일은 이야기를 통해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야기는 그 자체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사람의 역사'였습니다.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담은 오정희의 기담이 반가웠습니다. 이야기가 빈약한 현대인들의 삶에 새로운 충격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골랐습니다. 또 한 권 <차별의 언어>는 그 이야기에 쓰인 언어에 대한 사회적 통찰이기도 해서 함께 눈여겨 볼 신간으로 소개합니다.

<오정희의 기담> 오정희/ 책읽는섬

여기에 실린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강원도 설화집>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른, 아이, 남녀노소가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래전부터 인간의 삶은 이야기를 사이에 두고서야 어른의 역할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된 지혜는 이야기를 통해서 새로운 세대에게 전해졌습니다. 이야기 한 편을 읽고 아이들을 불러모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볼까요?

<차별의 언어> 장헌업/ 아날로그

저자는 '틀리다'와 '다르다'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예로 '틀린 그림 찾기' 놀이를 들었습니다. 혼자서 하면 심심풀이가 되고 들 이상이 하면 내기가 될 수도 있는 이 놀이는 그야말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기는 놀입니다. 유명 인터넷서점을 검색해보니 '틀린 그림 찾기'가 73종 '다른 그림 찾기'가 92종이 뜨네요. 조금씩 '다른 그림 찾기'로 수정되어가는 듯하지만 '틀린 그림 찾기'로 표기하는 경우도 여전합니다. 그 밖에도 우리 일상의 언어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차별의 언어'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29일

책이야기 2018/09/29 10:37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29일

흑백 사진, 밖으로 드러나 빛이 닿은 곳과 안으로 깊어져 빛이 닿지 않는 그 웅숭한 깊이. 흑백 사진은 그 거리가 아득해서 오히려 다르지 않은 차이를 드러내며 이야기를 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무주 가는 길>도 그렇습니다. 작가의 바람처럼 순서 없이 호흡을 멈춘 자리에서 사진을 보고 글을 읽습니다. 또 호흡이 멈춰지는 다른 책이 앞에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라는 제목보다 저자 이름 '정혜신'이 먼저 눈에 들었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 스치며 인사를 나눴던 그의 표정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 표정을 문장으로 말하자면 '편하게 말씀하세요. 저야 뭐 없는 듯 듣겠습니다.' 쯤으로 들렸습니다. 순정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나면 '몇발자국 떨어져서 또 다른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이' 가능하고 치유는 그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그는 믿습니다. 그 믿음이 있기에 삶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곁을 지켰고, 어처구니없게도 아이들을 바다에 묻게 된 유가족들의 슬픈 시간을 함께 견디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정혜신/ 창비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은 1부와 2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먼저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1부요, 이야기를 한 후의 마음에 대해 말하는 것이 2부라고 합니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 1부와는 전혀 다른 2부의 또 다른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와 또 다른 나 사이에 생긴 그 거리가, 그 공간이 바로 치유의 가능성을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고통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털어놓는 이 스스로 치유의 가능성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상무주 가는 길> 김홍희/ 불광출판사

작가는 사진이 글을 보조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진과 글이 제 할 노릇을 하면서 같은 자리에"있으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 사이, 길과 길 없는 길 사이" 더 이상 갈 수 없는 가장 높고 고귀한 곳, 그곳이 바로 상무주(上無住)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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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28일

책이야기 2018/09/28 12:12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28일

누군가의 죽음을 조문하러 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마침내 삶을 완성한 그의 행적을 돌아보곤 합니다. 절정에서 마감할 수 없는 것이 생명이라면 어느 시점에서는 초라해지고 누추해지는 것도 삶의 일부이겠네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뻔뻔하게 오늘을 견디고 있습니다. ㅎㅎ 머물지 않는 것이 생명이고, 무엇이라 규정될 수 없는 것이 생명의 본질이라면 그 옛날 노자의 첫 문장은 대단한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나라> 노회찬/ 창비

삶은 어제 완성되는가? 살아서는 아니겠지요. 삶에 대한 평가와 최종 마무리는 아무래도 삶을 마감한 이후에나 가능한 것이라 삶은 더 무겁고, 더 두려운 것 아닐까요. 더는 수정 불가능한 지경이 되어야 비로소 일정한 형태로 마감되는 것이 삶이고 생명의 본질이라면 '노회찬' 그는 이제 삶을 완성한 것일까요. 우리의 마음속에 그는 어떤 모습으로 새겨졌을까. 노란 표지 아래 흑백 사진으로 그가 웃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20일 창비에서 주최한 '지혜의 시대' 강연 육성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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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20일

책이야기 2018/09/20 12:12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20일

불안의 근원은 '의도되지 않은 삶' 즉, 생명이 '목적 없이' 주어진 '우연'의 결과 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있는지 모릅니다. 신의 주도면밀한 의도가 아닌 혼돈 중에 우연히 주어진 어떤 기회에서 생명이 비롯되었나니 맙소사! 헉! 종교는 그런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었겠지요. 그렇다면 무종교인의 '종교 없는 삶'은 여전히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까요? 무종교 문화와 종교 없는 사람들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필 주커먼의 생각은 단호해 보입니다. "불안으로부터 나는 자유로워졌다." 무종교인들은 "신보다는 인류에 대한 희망을, 권위에 대한 복종보다는 생각의 자유를, 지금 여기에서 느껴지는 삶의 경이로움을 더욱 가치 있게 여긴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종교 없는 삶> 필 주커먼/ 판미동

잘 알려진 종교학자 오강남 선생은 추천의 글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종교와 상관없이 사는 이들에겐 가히 필독서"가 될 것이며, "종교 없이 사는 삶이 가져다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훌륭하게 부각하고 있다"며 권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 아니라 삶을 진지하게 통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18일

책이야기 2018/09/19 08:28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18일

제게 동아시아 출판사의 책은 언제나 '믿고 보는 출판사의 책'이기도 합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때론 경계를 허물고 때론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저자들에게 대중의 언어를 사용하도록 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기도 합니다. 이번 책은 사회 변화의 방향과 맥락을 잘 짚어 보여준 인문학자 김경집 선생의 통찰력을 담은 책입니다.

<김경집의 통찰력 강의> 김경집/ 동아시아

"진리는 없다. 해석이 있을 뿐이다"라는 니체의 판단을 존중하는 편입니다. "이 책에서 던지는 화두는 정답이 아니라 물음이다. 보편성과 합리성이라는 견고한 옹성을 깨뜨리고 도발하며 다른 길도 찾아"보자는 김경집 선생의 제안이 솔깃합니다. 어쩌면 인간의 보폭과 속도가 "도발하며 다른 길도 찾아"나서는 걸음에 있으리라 믿습니다. 보편과 합리, 혹은 효율이라는 그물이 너무 촘촘해서 '틀린 답'이 더 큰 위로가 됩니다.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12일

책이야기 2018/09/12 10:40   by 글터
오늘의 신간 : 2018년 9월 12일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에 이렇게 많은 역사가 담겨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최초의 놀이터는 어떻게 보호와 치유 공간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놀이터는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인지, 우리의 학교 운동장은 왜 군부대 연병장을 옮겨 놓은 것 같은 느낌일지 등등 놀이와 놀이터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을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험 놀이터라니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김성원/ 빨간소금

천편일률적인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검증되지 않은 놀이기구라면 부모는 안전을 걱정하게 됩니다. '재미와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대안으로' 저자는 '모험 놀이터'를 제안합니다. 그는 적정기술 활동가이자 놀이터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표준화되고 상업화된 놀이터는 아이들의 재미보다는 사업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마을이,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모험 놀이터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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